세계의 음식문화 한국의 음식문화
 
 

3.절식(節食)과 시식(時食) 풍속


세시(歲時)가 뚜렷한 우리나라에는 절후에 따라서 많은 명절이 있어, 이러한 날에 특별한 음식을 차려 유희나 오락을 즐기면서 또한 액을 면하는 풍속을 가져 왔습니다.
절식이란 다달이 있는 명절에 차려먹는 음식이고, 시식은 계절에 따라 나는 식품으로 만드는 음식을 말합니다.

정월 초하루 이 날은 모두 새 옷으로 단장하고 조상님께 다례(茶禮)를 드리는 날입니다.
이때에 어느 음식보다 정결한 흰떡만을 먹는 것은 구미보다 종교적 의식에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떡국과 함께 만두·양식·인절미·단자류·주악·편육·빈대떡·강정류·식혜·수정과·나박김치·장김치등과 함께 세주(歲酒)를 같이 차립니다.

입춘(立春)절식 입춘오신반(立春五辛盤)이라 하여 움파·산갓·당귀싹·미나리싹·무우 등의 5가지 시고 매운 생채요리를 만들어 새봄의 미각을 돋우었습니다. 정월 대보름 아침 일찍 눈을 뜨면서 생밤·호도·잣·콩 같은 단단한 과일을 깨물면 일년 내내 부스럼이 없다고 하는데, 이러한 과일을 〈부럼〉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14일 밤에 먹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습니다. 또 대보름에는 약밥을 지어 먹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너무 비싸 그 후 오곡밥을 지어 먹게 되었으며, 갖가지 나물을 무쳐 먹기도 합니다.

중화 절식(中和節食) 2월 초하루를 중화절이라고 하는데, 지난 가을에 매달았던 이삭으로 송편을 빚어 먹었습니다. 이 송편을 노비들에게 나이 수대로 주었다 하여 〈노비일〉이라고도 합니다.

중삼 절식(重三節食) 봄을 즐기는 3월 3일 삼짇날입니다. 들에 나가 두견화전(杜鵑花煎)· 화면(花麵)·수면(水麵)·진달래화채·향애단(香艾團:쑥경단)·쑥떡·탕평채 등을 만들어 먹고 노는 화전놀이를 하였습니다.

등석 절식(燈石節食) 4월 초파일 석가탄신일에 집집마다 연등(燃燈)하고 손님을 초대하여 느티떡·미나리강회·콩조림 등 소찬(素饌)으로 대접하였습니다. 이때의 절식으로는 녹두찰떡 쑥편·화전·주단·석이단자·국수비빔·해삼전·양지머리편육·차돌박이편육·신선로·도미찜·웅어회·도미회·미나리강회·화채·청면·제육편육·생실과·햇김치·장김치 등이 있습니다.

단오 절식 음력 5월 5일을 단오라 하며 절식을 수리취떡(쑥의질종)·제호탕(醍호湯)·증편·앵두화채·도행병(桃杏餠)·도미찜·준치국·붕어찜·어채 등을 차려 먹었습니다.

유두(流頭)절식 6월 보름에 동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재앙을 푼 다음 음식을 차려서 물놀이를 하였습니다. 떡수단·증편·편수·볼리수단·상치쌈 등을 절식으로 하였습니다.

삼복(三伏)절식 더위를 이겨 건강을 상하지 않도록 하는 삼복 절식에는 육개장·계삼탕·개장국·임자수탕(荏子水湯:깨국)·민어국 등이 있고, 복중의 시식(時食)으로는 칼국수를 닭국물에 끓인 백마자탕, 미역을 넣어 끓인 칼국수, 호박을 섞어 부친 밀전병, 암치지짐· 호박지짐 등이 있습니다.

칠석(七夕)절식 음력 7월 7일을 칠석이라 하며 절식은 밀전병·밀국수이고, 생선은 넙치가 제철이며, 나물은 취·고비, 떡은 개피떡을 먹습니다.

백중(白衆) 망혼일(亡魂日)이라 하며 7월 보름밤에 채소·과일·술·밥 등을 차려놓고 죽은 어버이의 혼을 부르는 날입니다. 절식으로는 게장·게찜·두부·순두부·햇과일·떡· 어리굴젓·멸치젓 등이 있습니다.

한가위(秋夕)음식 농가에서의 커다란 명절로서, 햇곡식을 추수하여 떡을 빚고 밤·대추· 감 등의 햇과일을 따서 선조께 다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날입니다. 음식은 햅쌀송편·토란탕·화양적·누름적·닭찜·배숙·율란·조란·밤초·햇콩밥·햇밤밥·송이산적·송이찜 등이 있습니다.

중구(重九)절식 음식은 국화전·국화주·국화화채·도루묵찜이 있고, 시식으로는 전골·신선로·메밀만두·밀만두·떡볶기·갈비요리·두부찌개·너비아니구이 등이 있고, 떡은 호박고지시루떡·무우시루떡·단자 등이 있습니다.

동지(冬至)절식 동지에는 팥죽을 쑵니다. 팥죽에는 찹쌀가루로 둥글게 빚은 새알심을 나이대로 넣어 떠 주었고, 또 이 팥죽은 귀신을 쫓는다 하여 장독대와 대문에 뿌리기도 하였습니다. 동지가 지난 겨울철 시식에는 청어·대구·전복·굴·냉면 등의 계절 특미가 있습니다.